지역 내 인프라 구축과
내실 있는 중견기업의 참여가 관건
광주RISE센터 최은희 기획평가팀장
광주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2021년 5개년 계획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다 교육부가 주도하던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라이즈(RISE)가 지역 주도로 전환됐고, 2024년 5월 광주테크노파크가 RISE 전담 기관으로 지정됐다. 광주RISE센터는 같은 해 7월 광주테크노파크 부설기관으로 광주시청 청사 내에 사무실을 개소했다. 최은희 기획평가팀장은 광주RISE센터 정책기획본부에서 RISE 5개년 계획수립, RISE 성과관리 및 평가체계 구축 그리고 조기취업형 계약학과가 포함된 8대 이관사업 관리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5개년으로 추진된 광주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2026년 2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광주RISE센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진 않았지만 분명한 성과와 잠재력을 보였던 만큼 현재 연장 여부를 고민 중이다.
2년제 전문대학인 동강대학교만 본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광주 지역 내 140여 개의 기업이 참여 중입니다. 자동화설비과가 50개 기업(35%)과 손을 잡고 있고, 스마트전기과는 50개 기업(35%), 호텔조리관광과가 40개 기업(30%)과 연계해 학과별 전문성을 기반으로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기업 유형은 제조업(자동차·전자·금형·특장) 85개, 건설 분야 15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참여기업의 90%가 첨단국가산단, 평동산단, 하남·진곡산단, 빛그린산단 등 주요 산업단지에 위치해 학생들이 산업 현장 중심의 교육과 취업 경험을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제조업, 중소기업이지만 기아, 엠코 같은 대기업도 있고요.
여느 지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광주 지역의 조취계는 지역 전략 산업과 직접 연계된 학과 편성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자동화설비·스마트전기 등의 공학계열, 그리고 호텔조리·관광 등의 서비스 계열을 중심으로 모집 단위를 구성해 지역 산업 수요에 맞춘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동강대학교 조취계는 광주 9대 대표 산업인 AI, 모빌리티, 에너지, 메디헬스케어, 문화콘텐츠, 광융합·가전, 반도체, 데이터와 연계한 자동차부품 및 전장산업, 전자·기계·정밀부품 제조업, 에너지신산업 및 전력설비 등에 기업과 대학이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현장 맞춤형 산학모델을 구축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현장에서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직무 중심 교육을 받고, 기업은 지역 특화형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광주 산업 구조와 대학·기업 모두에게 실질적인 효과를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죠. 그리고 광주 조취계는 지역을 광주에만 국한 짓는 게 아니라 행정권역을 광주·정읍·담양·장성 등 인근 전남 지역에도 동일하게 작용하고 있어서 도시너머까지 폭넓게 아우르고 있어요.
전체적으로 긍정적이고 신뢰하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지역 기업들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실무형 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조취계를 통해 현장에서 바로 투입할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학생과 학부모 역시 안정된 취업 경로, 기업 연계 교육, 졸업 후 지역 내 정착 가능성 등을 이유로 조취계를 신뢰하고 있고요. 다만 여전히 조취계 자체를 모르는 지역 주민이 많아서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할 듯합니다. 또한 여전히 기업은 기업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서로의 눈높이가 달라요.
결국 인프라입니다. 젊은 인재들이 광주를 비롯해 전남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기숙사 건립, 통근버스 운영 등이 필요해요. 주변 편의시설도 마련돼야 하고요. 이를 통해 지역경제는 활성화되고 또 새로운 인력이 몰리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거죠.
동강대학교는 3개 학과를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며, 특히 스마트전기과의 경우에는 3년 연속 신입생 충원이 거의 100%입니다. 취업 달성률은 수치로는 약 85%인데 병역 등의 개인 사유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매우 높은 취업 성공률을 달성하고 있어요. 이러한 성과는 지역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 현장 맞춤형 교육과정, 산업 구조에 특화된 학과 운영이 잘 맞물린 결과입니다. 광주 지역에서 조취계가 실효성 높고 지속 가능한 인재 양성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증거죠. 5년이 적지 않은 시간인데 꾸준히 유지했다는 것은 대학‧기업‧학생 모두가 어느 정도 만족했기 때문입니다. 동강대는 조취계가 연장되지 않더라도 라이즈센터의 단위과제에 포함해 1개 학과라도 꾸준히 유지하려고 할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있어요.
졸업 후 실제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 좋은 기업 즉 안정된 일자리를 확보해 청년이 지역에서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에요. 그러려면 튼실한 중견기업들의 참여가 가장 중요해요. 기업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청년들의 미래, 기업의 성장, 지역 경제의 활성화 등 사업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지역 산업-기업-대학-학생 간 균형과 연계성이 강화돼야 해요. 이 4박자가 잘 맞아떨어지는 튼튼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해요.
사업이 연장된다는 가정하에 말씀드리자면 대학들 수요 조사를 먼저 할 예정입니다. 동강대는 2년제인데 4년제 대학들도 참여해서 학생과 기업이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협약을 맺는 대학이 더 많아지면 사업 규모는 더 커지고 내실을 다질 수 있어요. 좋은 기회와 가능성의 폭을 넓히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