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도 일도 다시 시작하며
제2의 인생을 열다
명지전문대학 ICT융합공학과 배성경 졸업생
지난해 8월 졸업하고 클라우드‧네트워크 전문 기업에서 근무 중인 배성경 졸업생에게 조기취업형 계약학과(이하, 조취계)는 또 다른 기회이자 가능성이었다. 조취계 입학 전 그의 이력은 이색적이다. 해외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영어 강사로 6년간 일했으며 이후 IT 업계로 눈을 돌려 관련 자격증을 따고 새로운 분야에 첫발을 내디뎠다. 짧다면 짧은 6개월 동안 관심과 열정은 더 커졌다. 배성경 졸업생은 확실한 발판을 만들고자 조취계 입학을 결정했다. 지금까지의 경력을 뒤로 하고 다시금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갈림길에 섰지만, 오히려 확신과 추진력을 갖고 선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성경 졸업생에게 조취계는 제2의 인생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튼튼한 발판이었다.
6년 동안 프리랜서 영어 강사로 일하다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IT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처음엔 통역이 주 업무였습니다. 3개월간 IT 관련 교육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다른 사람의 말을 그대로 옮긴다고 해도 전문 지식 없이는 완벽한 통역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10~25년 경력의 동료들 사이에서 기초 지식 부족으로 한계를 느꼈습니다. 무작정 실무에서 부딪히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해 퇴사 후 명지전문대학교 조기취업형 계약학과인 ICT융합공학과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여서 오히려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었어요. 막연한 기대보다는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고 추진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고민하는 시간이 적었어요. 조취계는 입학과 동시에 어느 정도 미래가 보장되기에 뒤늦게 진로를 변경한 제 처지에서는 확실하면서도 단단한 길이었습니다. 게다가 국가에서 지원하는 제도인데 마다할 이유가 없죠.
절실함이었던 것 같아요. 다른 지원자들보다 나이가 많았기에 면접 때 나이에 관한 질문을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게 주어진 기회, 나만의 강점을 모두 활용하려고 했어요. 조취계 입학시험을 볼 때 면접 보는 기업을 선택할 수 있어요. 보통은 목록 중 4~5곳 정도를 골라서 보는데, 저는 목록에 있는 회사 스무 곳 면접을 전부 봤습니다. 그만큼 의지와 바람이 컸어요. 회사마다 특징이나 키워드 등을 찾아보고 공부했어요.
3월 입학 후 프로그래밍 언어인 Java, C언어, Python 등 세 가지 언어를 한꺼번에 배우면서 처음엔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 팀원들과 밤새가며 함께 과제를 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런 어려움조차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경험해봐서 더 잘 알아요. 사회와 다르게 학교에서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잖아요. 틀리면 고치면 되고, 모르면 물어보고 배우면 되고요. 이런 점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했죠. 무엇보다 교수님, 동기 등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나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도해주시는 교수님들과 깊은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는 학우들과의 인연은 사회생활로는 얻기 힘든 큰 자산입니다.
조취계에서 이론과 실습, 실무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잖아요.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많은 도전해 봤으면 해요. 지나고 나니 학점에만 집중하느라 못해본 일에 아쉬움이 남아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에 급급해하지 말고 시간이 걸리고 난관이 있더라도 내가 하는 과제, 프로세스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수행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으면 해요. 새로운 도전에 주저하지 말고요. 그게 나중에 큰 자산이 돼요



평일에는 일하고 금요일 저녁과 주말에는 수업을 들어야 해서 몸은 조금 피곤했지만, 정신적으로는 하나도 안 힘들었어요. 특히 주 1회 교수님과 꾸준히 면담하며 제 상황에 대한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었던 점이 주효했습니다. 또한 학교에 오면 비슷한 환경에 있는 동기들과 서로의 회사 상황이나 업무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깊은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서로의 고충을 나누고 조언을 주고받으면서 제가 나아가는 길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어요.
새로운 길로 내디딜 기회를 선사한 것 자체가 큰 전환점이 됐어요. 사실 제 나이에 새로운 분야에 대한 기초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취업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과예요. 과거에 처음 IT 업계에 들어왔을 때는 기초 지식 없이 실무에 던져져 뒤처진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회사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지난 18개월 동안 성실하게 근무했고 앞으로도 현업에서 많은 것을 배워나갈 생각입니다.
조취계는 일반 학과와 다르게 운영되므로 그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고 선택했으면 합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학업과 취업을 이뤄내는 만큼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책임도 있습니다. 자신에게 어떤 것이 우선순위인가를 정하고, 그것을 조취계에서 얻을 수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처럼 제2의 인생을 위해 조취계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은 짧게라도 원하는 분야를 부딪쳐서 경험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최선을 다해 경험한다면 무언가를 반드시 배우게 되고 그걸 나중에 써먹을 때가 꼭 와요.